게임 in 영화 1. [후아유(Who are you?)] (2002)

분류없음 2007.07.30 00:15
금번 Pig-Min에서는 새로운 칼럼 시리즈 '게임 in 영화'를 신설했습니다. '영화'에서 다뤄지는 '게임'에 대하나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인데요. 언제나 그랬듯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다뤄질 예정이니,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또한
'게임 in 영화' 시리즈는 언제나 해당 영화의 줄거리 - 플롯 - 대사를 공개하는 스포일러가 가득 차 있으니, 미리 양지하시길.


게임 in 영화 1. [후아유(Who are you?)] (2002)

2002년에 극장 개봉한 한국 영화 [후아유]는, 장사는 덜 되었지만 상당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은 영화입니다.

한석규 - 전도연의 유니텔 채팅 연애담을 그린 [접속] (1997) 의 다음 세대 버젼 같기도 하고, 당시 많은 주목을 받던 '온라인 게임'을 다뤄 화제가 되기도 했죠. [천사몽]에서 좌절한 이나영을 확실히 영화배우로 살려줘 'CF에서는 초미녀, 영화에서는 덜미녀'라는 공식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채팅 폐인 이나영 눈가의 '다크서클'은 물론 통신어투(...)까지 충실히 재현해 현실감을 높였음은 물론, 더불어 [눈물]로 데뷔해 미묘하게 헐벗는 배역이 많은 '조은지'의 일반 여성 역할로써 비교적 드문 케이스가 되어 주기도 했죠. 게다가 한국 영화계에서는 극히 드문 '팬이 원한 극장 재상영'을 이뤄내기도 해서, 이 영화를 아끼고 좋아하는 여러 분들께 기쁨을 선사해주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라, 극장에서 본 후 DVD - OST를 갖고 있기도 하죠.

... 여기까지 다 좋은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게임은 매우 안습이라는 것이 문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구냐, 너.


일단 개발사부터가 슬픈 회사입니다. 채팅 게임 [후아유] 개발사의 위치는 여의도 63빌딩 30층. ... 대체 게임회사가 왜 거기 있는지, 장소 선정부터가 좀 에러. 물론 한국의 게임회사란 강남의 비싼 건물에 입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건 거기가 비싸서 과시하러(?) 들어간다기보다 유사 회사와 협력 업체(?)들이 강남에 워낙 많기 때문에 모이는 경향이 있다고 봐야죠. 차라리 남들처럼 강남이라면 모를까 여의도의 63빌딩이라니, 오버도 이정도면 대략 난감한 지경.

회사의 슬픔은 이게 끝이 아님. 아예 영화 초반에 조승우의 대사로 나옵니다. "회사 돈줄 막혀, 월급 막혀, 팀장 떠나... 삼박자 골고루다." ... 음. 게다가 다른 대사로 등장하는 얘기지만, '이 회사는 월급이 6개월 밀려있습니다.' ... 아 정말 완벽하게 불쌍해. 하지만 정말 더 암울한 것은, '월급 체납'과 '팀장 공백' 등에 대해 주고받는 대화나 항의가 개발자들 사이에서만 일어나지, 딱히 경영진이나 관리직이 끼지는 않는다는 것. 게다가 (관리직이 아닌) 개발자의 헤드는 조승우. 그 윗사람은 처음에 떠나는 팀장 외에는 등장하지 않음. 그럼 조승우가 CEO 내지 사장인가? 친구로 등장하는 덩치 좋은 남자도 딴지(...)에서 기획 팀장으로 불러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대사에 나오니, 이 회사에서 조승우는 그냥 개발자의 헤드 정도겠지요. 그런데도 경영진이나 사장이나 전주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음. '월급 못 주니 알바는 인정한다.' 같은 대사도, 딱히 경영 팀이나 관리직이 아닌 조승우가 칩니다. 무려 63빌딩 30층의 회사에서.

... 대체 이놈의 회사는 어떻게 생겨먹은거냐!
6개월 월급 밀렸으면, 일단 방이나 딴데로 빼란 말야!


회사만 이런게 아니고, 게임도 안습입니다. [후아유]의 게임은, 정말로 '채팅 게임'입니다. 네. 이 게임의 메리트는 '채팅' 밖에 없음. 3D로 구현된 서울 거리(라고 하지만 등장하는건 '대학로' 뿐) 돌아다니며, 재미 하나도 없는 [크레이지 택시(Crazy Taxi)] 비스무리한 게임 가끔 하며, 3D로 구현된 아바타 데리고 다니면서 채팅하는 것이 전부.

... 대체 왜 채팅을 3D로 해야되는지 설명해 보실까?
그나마 붙어있는 그 자동차 게임, 어디가 재밌는지도 설명해 보실까?

혹자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와 비교도 합니다만, 적어도 그쪽이 [후아유]의 게임보다는 훨씬 더 재밌을거 같네요. 물론 '조승우가 섬도 만들어 넣으니, 이나영은 나무를 만들어 넣는다'는 UCC 비슷한 요소가 들어가있긴 합니다만, 조승우가 섬 만들 때 꽤나 복잡해보이는 그래픽 툴 조작해가며 만들었으니 난이도가 꽤 높아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솔직히 이나영이 대충 배워 나무 만든 것이 사기(...)죠. (아니면 현질한거냐!)

그런데 정말 대박인 것은, 이 영화 [후아유]에 나오는 게임은 정말로 서비스하려 준비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와 도메인은 이미 날아간지 오래라 archive.org에 저장된 링크를 걸었으니, 그냥 오래전의 메인화면 구경만 해보세요. 좀 더 자세히(?) 기간별로 구경해보려면 이쪽 링크.


3줄 정리.
- [후아유] 영화 재밌고 훌륭했던 건 맞다.
- 극중 게임과 제작사는 그야말로 안습이다.
- 실제로 이 게임을 서비스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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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영 2007.07.30 10:36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으음..제가 알기로는 실제로 서비스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허허

    • Favicon of http://www.pig-min.com/tt BlogIcon mrkwang 2007.07.30 14:07 PERMALINKMODIFY/DELETE

      우영> 네. 제가 건 링크도, 서비스 했던 홈페이지의 아카이브 링크죠. 그 서비스가 어느정도까지 했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해서, 준비되고 있다고만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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